20대는 사랑에 아프고, 관계에 흔들리며, 스스로를 자주 잃어버리는 시기입니다. 『진짜 모습을 보이면 더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나에게』는 그런 불안한 마음에 따뜻하게 말을 건넵니다. 이 글은 사랑과 자존감, 인간관계, 감정의 진폭 속에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감성 독서 기록입니다.
- 저자
- 조유미
- 출판
- 허밍버드
- 출판일
- 2019.06.21
사랑받고 싶어서, 나를 감추었던 날들
『진짜 모습을 보이면 더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나에게』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이미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건 책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이야기였으니까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는 종종 내 모습보다 ‘사랑받을 수 있는 버전의 나’를 보여주려 애씁니다. 그게 진짜 사랑이라 믿었지만, 돌아보면 나는 점점 나를 잃어가고 있었죠. 책은 말합니다. 사랑은 ‘같음’을 확인하는 일이지만, 집착은 ‘다름’을 조율하지 못한 불안의 결과라고. 내가 애써 전한 진심이 때론 상대에게 무거운 짐이 되는 이유도, 결국은 마음의 크기와 온도가 달랐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보다, 버림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이 더 커지면서 우리는 자존감을 내려놓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순간에도 조용히 속삭입니다. “진짜 너여도 괜찮아. 그래도 사랑받을 수 있어.” 그 한 줄이, 오래도록 응어리진 감정을 천천히 풀어주었습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던 감정의 이름들
이 책의 문장은 연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친구, 가족, 동료 등 일상 속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내가 얼마나 자주 무너지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만듭니다. 상대의 시선에 나를 맞추다 보면, 진짜 나는 점점 뒤로 밀려나고, 결국 관계가 끝났을 때 가장 공허한 건 나 자신이라는 걸 깨닫게 되죠. 관계가 깊어질수록 더 조심스러워지고, 서운함을 숨기고, 표현하지 않게 됩니다. 왜냐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 상대가 떠날까 봐. 하지만 책은 이런 불안한 마음에도 따뜻한 대답을 줍니다. “서로가 원하는 것이 같으면 사랑이지만, 다르면 집착이 된다.” 우리는 흔히 애써주는 마음을 ‘사랑’이라 여기지만, 상대에게는 ‘통제’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오해의 순간들을 해석해주는 감정의 언어 사전처럼 느껴집니다.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우리 둘이 너무 달랐던 것뿐'이라는 문장은 오랜 죄책감을 덜어주는 치유의 문장이었습니다.
흔들리는 마음까지도 나의 일부
20대는 감정의 기복이 가장 크게 요동치는 시기입니다. 하루에도 수차례 기분이 오르고 떨어지고, 관계 하나에 하루가 무너지기도 하죠. 『진짜 모습을 보이면 더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나에게』는 그 모든 불안과 흔들림에 “그럴 수도 있어”라고 말해주는 책입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대로 안아주는 것이야말로 진짜 자기 돌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책 속에는 반복되는 감정의 굴곡 속에서 나 자신을 조금씩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여정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을 준 것뿐인데 상처로 돌아올 때, 그건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우리가 달랐던 것뿐이다.” 이 문장은 특히 깊이 와닿았습니다. 사랑했기에 상처받은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상처받았다고 해서 내가 부족한 존재인 것은 아니죠. 이 책은 그런 감정들을 너무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진짜 모습을 보이면 더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운 나에게』는 사랑에 서툰 20대, 관계에 지친 청춘들에게 꼭 필요한 감정 안내서입니다. 나를 감추지 않고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믿음. 감정에 흔들리는 나도 충분히 괜찮다는 위로. 지금 사랑에 아프거나,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지쳐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