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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혼자에게 말을 걸다 – 『혼자가 혼자에게』를 읽고 독서기록

by 어쩌다가 정윤 2025. 5. 4.

오늘 『혼자가 혼자에게』를 읽었습니다.

 
혼자가 혼자에게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제목만으로도 여전히 우리를 설레게 하는 여행산문집 삼부작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병률 시인이, 5년 만에 신작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를 펴냈다. 이번 산문집에서 그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는 대신, 새로운 곳을 향한 사색을 시작한다. 작가가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것이자, 그리고 깊이 아는 대상인 바로 ’혼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인으로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 여행자로서
저자
이병률
출판
출판일
2019.09.19

 


이병률 작가의 글은 늘 조용하지만 깊고 따뜻합니다.
마치 말없이 등을 토닥이는 친구처럼요.
그의 문장 하나하나가 내 안의 조용한 방에 천천히 스며드는 것 같았고,
그 속에서 오늘 나는 혼자인 나에게 말을 걸게 되었습니다.

혼자인 건 외로운 게 아니라 괜찮은 것

 

"왜 혼자냐고요? 괜찮아서요."
책 속에서 이 문장을 만났을 때, 마음속에 있던 오래된 문 하나가 조용히 열렸습니다.
누군가 묻지도 않았는데 늘 스스로 해명하듯 했던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일이 많아서”, “좋은 사람이 없어서”, “이제는 그냥 익숙해져서”라는 말들.
그 모든 설명이 이 한 문장 앞에서 필요 없어졌습니다.
혼자인 시간이 외로움의 다른 이름이 아닐 수 있다는 걸,
그냥 지금 이대로의 나도 괜찮다는 걸, 비로소 인정할 수 있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혼자인 나를 다그치지 않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스스로를 안아줄 수 있는 사람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문장은 이것이었습니다.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합니다.”
이 문장은 마치 내게 주어진 미션처럼 느껴졌습니다.
누군가의 시선이나 타인의 위로가 아닌,
나 자신을 껴안을 수 있어야 진짜 나를 살릴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다가왔습니다.
살다 보면 결국 누구도 내 깊이를 완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사실이 슬프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마음의 주인은 나라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가장 외롭고 깊은 순간마다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결국 ‘나’라는 것,
그 사실을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없이 건네는 위로, 그 따뜻한 손

『혼자가 혼자에게』는 많은 설명 없이 조용히 다가와 말없이 위로해주는 책이었습니다.
"나도 너처럼 혼자였어. 그러니 괜찮아."
작가의 말들은 그런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 조용한 위로는 내 하루를 살며시 감싸 안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혼자인 시간이 더 이상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 단단함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내면의 힘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나는 혼자였고,
그 혼자에게 말을 걸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의 이해보다,
내가 나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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