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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삭 속았수다, 그리고 엄마의 탄생 나의 이야기

by 어쩌다가 정윤 2025. 4. 1.

 

폭삭 속았수다, 그리고 엄마의 탄생: 나의 이야기

얼마 전 화제가 된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관식이 같은 남자와 결혼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달랐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는 남자,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남자가 내 곁에 있을 거라 믿었지만,

내 삶은 그런 낭만과는 거리가 멀었다.

군인이자 엄마로 산다는 것

군인이자 엄마로 살아간다는 건, 늘 선택의 연속이었다.

진급을 포기해야 아이와 함께할 수 있었고, 아이를 희생해야

군인의 역할을 다할 수 있었다. 출산 후 겨우 89일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해야 했던 날, 어린이집 문 앞에서 한없이 울었다.

하지만 군인은 울 시간이 없다. 나는 곧장 복귀해 또 다른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야근과 비상대기 근무가 일상이었고, 아이의 얼굴을 마주할 시간은 새벽뿐이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얼굴을 더듬으며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엄마가 군인이라 미안해."

 

엄마가 된다는 것, 그리고 사회가 강요하는 '엄마 노릇'

『엄마의 탄생』(정재찬)을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단순히 군인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엄마 노릇'이란 것이 존재했고,

나는 그 틀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책망하며 살아왔다.

좋은 엄마란 어떤 모습이어야 한다는 강박,

일과 가정을 완벽하게 양립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서 나는 늘 불완전한 존재로 남아 있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엄마 역할'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엄마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육아와 노동,

가사와 커리어 사이에서 흔들리는 엄마들의 현실을

냉철하게 분석하면서도, '엄마도 한 사람'이라는 당연한 진실을 일깨워준다.

 

마흔셋, 나는 진급하지 못한 채 전역했다

그토록 노력했지만, 현실은 내 노력보다 단단한 벽을 세웠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 군 생활이, 내 선택이 의미 없었던 것이 아님을.

나는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갈

누군가에게 작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엄마, 나도 커서 엄마처럼 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아이가 내게 건넨 이 한마디가, 나의 지난 시간을 위로해주었다.

나는 잘 살아왔다.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 글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폭삭 속았수다 속 관식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걸 포기할 수 있었던 남자였다. 나는 그런 사랑을 받을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렇다면 나는 나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엄마의 탄생』은 사회가 강요하는 '엄마 노릇'을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엄마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엄마의 탄생
『엄마의 탄생』은 2010년대 한국에서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 건강하게 양육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여성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페미니스트이자 노동사회학 연구자, 여성학자, 여성 소수자에 대한 글을 쓰는 저자 3인방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엄마 노릇에 무작정 던져진 고통의 경험으로 인해 뭉쳤다. 당연시되고 강요되는 대한민국의 ‘엄마 노릇’이 어떠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만들어 지는지, 그 속에서 당사자인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목소리 그리고
저자
안미선, 김향수, 안미선
출판
오월의봄
출판일
201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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