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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진 않지만, 웃고 있는 내가 괜찮지 않은 날

by 어쩌다가 정윤 2025. 5. 1.

죽고 싶진 않지만, 웃고 있는 내가 괜찮지 않은 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참신한 방식으로 한 개인의 가장 취약한 순간을 바라보는 놀라운 관점” -코스모폴리탄 “성실하고 영리하다. 몇 달에 걸친 치료 과정의 실제 녹취록을 사용하여 자신의 우울과 불안감을 탐색함으로써 자기인식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시카고트리뷴 “마음의 아픔에 관한 대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만들려는 작가의 노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퍼블리셔스 위클리 “진솔하다. 우울과 불안감에 고통받는 젊은이들의 자아발견을 위한 진정성 있는 시도” -라이브러리
저자
백세희
출판
출판일
2018.06.20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고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딱히 큰일은 없었는데, 마음이 너무 허전해서
혼자만 멀리 떨어져 있는 기분이 드는 날.

오늘은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읽으면서
나도 혹시 지금, 우울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너무 무겁고 특별한 사람만 겪는 병처럼 느껴졌는데,
책을 읽다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고요.

“자기가 지금 힘든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아요.
이유 없는 허전함에 시달리면서.”

 

어쩌면 나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곪아 있는 사람일지도 몰라요.
웃고 있지만 사실은 울고 있고,
괜찮은 척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상태.

책은 기분부전장애라는 가벼운 우울 상태를 앓고 있는 저자가
정신과 전문의와 나눈 실제 상담 녹취록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더 솔직하고, 덜 꾸며져 있어서 좋았어요.
어쩌면 내 마음속 감정들과 너무 닮아 있어서,
읽는 내내 울컥하고 울컥했죠.

 

“우리는 울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문장을 읽고 마음이 찡했어요.
요즘 우리는 잘 웃는 법은 배웠지만,
울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는 건 여전히 어려워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힘든 감정은 혼자 꾹꾹 눌러 삼키는 법만 늘어났어요.

지금 웃고 있는 ‘당신’도 우울할 수 있어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는 게, 바로 마음의 문제니까요.
남들에게 밝아 보인다는 이유로
스스로의 어두운 감정을 부정하지 말아요.

책을 덮고 나서 생각했어요.
슬픔엔 유난스러움이 없다는 걸.
그 어떤 감정도 ‘이 정도쯤이야’ 하고 무시당해선 안 된다는 걸.
그저, 그 순간 나에겐 너무나 진짜였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요.

“내가 바라는 거?
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의심 없이 편안하게, 그뿐이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시선보다
자기 자신에게 더 솔직해지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괜찮지 않을 때는 ‘나 지금 좀 힘들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

오늘 하루가 아주 완벽하지 않더라도,
떡볶이 한 접시로 웃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다는 걸,
이 책이 말해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