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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읽고 – 마음을 접는 법

by 어쩌다가 정윤 2025. 4. 3.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읽고 – 마음을 접는 법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50만 부 기념)
2021년 5월 출간 후, 1년간 20만 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우며 에세이 베스트셀러에 굳건히 자리 잡은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가 50만 부 기념 전면 개정판으로 독자들 앞에 다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문장을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 마음을 기울였다. 독자들에게 더욱 정갈한 위로를 건네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라. 외에도 미공개 원고 9편이 추가되었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연습』,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

 

저자
정영욱
출판
부크럼
출판일
2022.10.28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하루 종일 휘몰아치는 일들 속에서 정신없이 버티다가 집에 돌아오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날. 그런 순간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지만, 때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정영욱 작가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는 그런 날을 위한 책이다. 50만 부 기념 개정판이 출간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묵묵한 응원과 다정한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나는 그중에서도 ‘마음 접기’라는 파트가 가장 깊이 와닿았다.

 

억지로 접으려 하지 말아요

책 속에서 말한다. “어떤 마음이라도 억지로 접으려 하지 말아요. 진짜 접는다는 건 9번, 10번 계속 작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 접고 싶단 마음이 없어지는 거니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곱씹었다. 우리는 흔히 잊어야 한다고,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하지만 진짜 마음을 접는 건 애써 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감정이 희미해질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이 문장은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성장시키는 것

“정말 잊는다는 건 기억이 없어지는 게 아닌, 쓰여진 기억을 지우려 하지 않고 아름답게 성장시킬 수 있는 거니까.”

이 부분을 읽고, 나 역시도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봤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기억, 군 생활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들어했던 순간들, 그리고 심리상담 전문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고민 속에서 방황했던 나날들. 그 모든 기억들이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과거를 지우려고만 하지만, 사실은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렇기에 아프다고, 힘들다고, 그것을 없애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나를 다독이며 살아가기

정영욱 작가의 책은 ‘잘될 것이다’라는 희망을 던지지만, 그 희망이 결코 가벼운 낙관론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리는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고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준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버겁다면 잠시 책을 덮고,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억지로 접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접을 필요조차 없는 순간이 올 테니까. 그리고 그때쯤엔, 우리는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