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를 읽고 – 마음을 접는 법
- 저자
- 정영욱
- 출판
- 부크럼
- 출판일
- 2022.10.28
가끔 그런 날이 있다. 하루 종일 휘몰아치는 일들 속에서 정신없이 버티다가 집에 돌아오면,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날. 그런 순간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하지만, 때로는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있다.
정영욱 작가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것이다』는 그런 날을 위한 책이다. 50만 부 기념 개정판이 출간될 만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 책은, 독자들에게 묵묵한 응원과 다정한 위로를 전한다. 그리고 나는 그중에서도 ‘마음 접기’라는 파트가 가장 깊이 와닿았다.
억지로 접으려 하지 말아요
책 속에서 말한다. “어떤 마음이라도 억지로 접으려 하지 말아요. 진짜 접는다는 건 9번, 10번 계속 작게 만드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 접고 싶단 마음이 없어지는 거니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숨을 멈추고 곱씹었다. 우리는 흔히 잊어야 한다고, 마음을 정리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그친다. 하지만 진짜 마음을 접는 건 애써 잊으려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감정이 희미해질 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이 문장은 조용히 일깨워 주었다.
기억을 지우는 게 아니라 성장시키는 것
“정말 잊는다는 건 기억이 없어지는 게 아닌, 쓰여진 기억을 지우려 하지 않고 아름답게 성장시킬 수 있는 거니까.”
이 부분을 읽고, 나 역시도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봤다. 어릴 적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고 느꼈던 기억, 군 생활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들어했던 순간들, 그리고 심리상담 전문가가 되기까지 수많은 고민 속에서 방황했던 나날들. 그 모든 기억들이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과거를 지우려고만 하지만, 사실은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다. 그렇기에 아프다고, 힘들다고, 그것을 없애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나를 다독이며 살아가기
정영욱 작가의 책은 ‘잘될 것이다’라는 희망을 던지지만, 그 희망이 결코 가벼운 낙관론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우리는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고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준다.
그러니, 오늘 하루가 버겁다면 잠시 책을 덮고,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자. 억지로 접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접을 필요조차 없는 순간이 올 테니까. 그리고 그때쯤엔, 우리는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