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결혼했어.”
그 말 속엔 수많은 감정과 상처가 숨어 있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나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 그들이 다시 삶의 중심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 ‘어쩌다’가 아닌 ‘내가 선택한’ 삶으로 나아가는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된다.
어쩌다 결혼이라는 말의 이면
“어쩌다 보니 결혼했어.”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가? 가볍게 흘려들을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는 그 안에서 묵직한 현실의 무게를 느낀다. ‘어쩌다’라는 단어는 우연을 말하지만, 그 말에는 본인의 의지가 사라진 듯한 느낌이 스며들어 있다.
이 표현을 자주 쓰는 사람들은 대개 결혼이라는 인생의 중대한 선택을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거나, 외부의 압력 속에서 결정을 내린 경우가 많다. 부모님의 기대, 사회적 시선, 나이, 혹은 불안. 여러 이유 속에 휩쓸려 결혼을 선택했지만, 막상 그 안에서 자신을 잃었다는 자각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찾아온다.
결혼식 날, 도망치고 싶었던 감정. ‘사랑해’ 대신 ‘괜찮아, 참자’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던 순간들. 이런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자아 상실과 직결된다. 이처럼 '어쩌다 결혼'은 단지 표현이 아닌, 정체성 혼란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결혼 후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는 여정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라지만, 현실은 다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좋은 아내’, ‘좋은 며느리’, ‘좋은 엄마’라는 사회적 기대 속에서 자기 자신을 희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은 아름답지만, 그로 인해 나라는 존재가 지워진다면 이는 경계해야 할 일이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이 삶을 선택한 걸까?”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여진다면, 지금부터라도 나를 찾는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자아를 잃는다는 건 단순히 취미나 시간을 잃는 게 아니다. 내 가치, 내 목소리, 내 감정을 외면하게 되는 심리적 고립의 시작이다.
이 여정은 자신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상처받은 감정, 억눌렸던 욕망, 감춰진 꿈들까지. 나의 진짜 마음을 마주하며, 다시 ‘나답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심리상담, 글쓰기, 커리어 재설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나’를 다시 삶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일이다.
상담을 통한 삶의 방향 찾기
25년 간 군에서 일하다 전역한 심리상담 전문가로서, 나는 수많은 사람들과 삶에 대한 대화를 나눠왔다. 그중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바로 ‘선택하지 않은 삶’에 대한 후회였다. 남의 기대에 부응하느라, 혹은 사회적 역할에 맞추느라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상담은 이런 사람들에게 자신을 되찾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혼자 끙끙 앓고 있는 감정들, 표현하지 못한 갈등, 포장된 삶의 모습까지도 하나하나 해체하면서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돕는다. 특히 40~50대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시기다. 그 시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라도, 객관적이고 따뜻한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나는 무료 심리상담을 통해 이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결혼 후 방향을 잃은 분들, 혹은 인생 2막을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 진심을 담은 대화는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으니까.
‘어쩌다’가 아닌 ‘내가 선택한’ 삶으로
- 저자
- 요시노 겐자부로
- 출판
- 양철북
- 출판일
- 2012.06.28
“당신이 지금 머무는 그 자리가 당신이 선택한 것이라면, 그곳에서 책임을 가지고 살아가라.”
책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의 한 문장은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이 삶을 선택했는가?
결혼이라는 틀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이 삶은 정말 당신이 원한 삶인가? 만약 아니라면, 이제는 멈춰 서도 좋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보자. “나는 누구이며, 어떤 삶을 원하는가?”
이 글이 그 질문에 대한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의 다음 선택이 ‘어쩌다’가 아니라 ‘내가 원해서’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