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줄게』는 마음이 쉽게 지치고, 상처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책입니다. 이 글은 해당 책을 읽고, 저자의 문장을 통해 자신을 돌아본 한 사람의 독서 기록이자 진심을 꾹꾹 눌러 담은 감정 에세이입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감정을 감추고, 상처를 피하려 애쓴 마음들을 이제는 정면으로 마주해보고자 합니다.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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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출판일
- 2023.07.28
감정을 숨기며 살아온 나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무뚝뚝하다’거나 ‘싸가지 없어 보인다’고 말하곤 했다. 무표정이 기본인 얼굴, 낯을 가리는 성격, 말수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단정지어진 인상이었다.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음에도 누군가는 내게서 불친절함을 느꼈고, 먼저 다가오지 않으면서도 뒤에서는 '인사도 안 한다'고 수군거렸다. 처음에는 억울했지만, 점점 나는 그런 평가에 익숙해졌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덜 상처받기 위해 먼저 웃는 연습을 했다. 먼저 인사하고, 다정한 사람인 척하며 관계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그 속마음은 항상 같았다.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책 속 문장처럼, "상처받지 않으려 감정을 감춘 너는 이미 상처받은 거야." 이 한 문장이 내 마음의 실체를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그동안 참 많이도 눌러 담았구나. 다정한 척,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 모든 척이 결국 나를 더 외롭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말하지 못한 감정, 오해로 돌아오다
어느 날, 특별한 사람이 나타났다. 모든 이에게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나에게는 유독 한 번 더 눈을 맞추던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시선에서 위로를 느꼈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열렸다. 하지만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다. 그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말하지 않은 감정은 종종 오해를 만든다. 나의 호감은 때때로 잘못된 방향으로 해석됐고, 그 사람과 가까워졌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질투와 시선을 받게 됐다. 사람들은 내 감정보다는 내 ‘위치’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왜 처음 오는 사람이 외롭지 않지?", "다들 조용히 견디는데, 너무 잘 어울리잖아."라는 말들은 따뜻한 감정 하나마저 죄책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때부터 나는 내 마음을 더 강하게 눌렀다. 스스로를 탓했고, 표현하지 않은 것이 잘못인가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이미 충분히 감정적으로 솔직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그게 더 큰 상처였다는 걸,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감정은 마취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어릴 적부터 감정은 숨겨야 한다고 배웠다. 부모님의 다툼 속에서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 같았다. 그래서 먼저 참았다. 조용히 눈물을 삼키고, 조용히 어른들의 감정을 받아들였다. 그게 익숙해지자 나 역시 누군가 앞에서 내 감정을 드러내는 일이 어려워졌다. 『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줄게』는 그런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아는 사람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안아줄 줄 아는 사람이야.” 나는 괜찮기 위해 감정을 감춘 게 아니다. 이미 상처받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그 감정을 덮었던 거다. 하지만 감정은 마취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감정은 날카로워지고, 나를 더 깊게 파고든다. 그래서 이제는 괜찮은 척이 아니라, 정말 괜찮아지고 싶다. 눈물이 나면 울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말하고 싶다. 그게 인간다운 감정이자,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너의 오늘을 내가 안아줄게』는 감정을 눌러 담고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의 감정 앞에서 정직해지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괜찮은 척’하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나요? 그렇다면 오늘만큼은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세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보세요. 오늘도 마음으로, 당신의 하루를 안아드립니다.